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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고 먹기/국내

강원도 원주 치악산자연휴양림 황토방(바베큐 고기굽먹)

5월 강원도 원주 치악산자연휴양림에 가족여행 다녀왔다. 황토방 7호와 8호를 빌렸다. 내가 빌린 게 아니고 장인어른이 온라인으로 예약했다. 컴맹이던 분이 동사무소에서 컴퓨터 교육받더니 요즘 곧잘 이런 일을 한다. 신기하고 피곤하네.

금요일 차가 막혀서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졸음을 쫓으며 괜히 와이프에게 처가와 가족여행에 불평 한마디 했다가 적막한 드라이브 두 시간. 

치악산자연휴양림 위치

 

치악산자연휴양림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map.kakao.com

치악산자연휴양림 예약하기 

 

치악산자연휴양림

 

www.chiakforest.com

치악산자연휴양림 들어오는 순간 코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맑은 산 공기. 황토방까지 차를 끌고 올라갔다. 표지판 앞에 10여 대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고 황토방이 보인다.  간지 난다 주말 1박 10만 원, 평일 5만 원. 믿기지 않는다. 장인어른 감사합니다. 동사무소 강사님 감사합니다.  

방을 보니 깔끔하다. 침구도 충분하고 깨끗하다. 깊은 산속이지만 쾌적하다.

오후 8시가 다 되어 늦은 장모님이 해주시는 밥을 먹고 일단 취침. 아주 쾌적하다. 조심할 것은 보일러온도 조절. 최소한으로 하고 자는 게 좋다. 중간 정도 온도만 되어도 내 등가죽에서 고기 익는 냄새가 슬슬 올라오는 것 같다. 장인어른은 어떻게 저 온도에서 허리를 지지니 좋다며 허허 웃을 수 있는지 모르겠네. 

다음날 오후 처형네 도착으로 숲속에서 뒹굴뒹굴 놀다가 우연히 목공예 체험. 한 사람에 1천 원만 내면 된다. 황토방에서 차를 타고 내려가서 대운동장에 주차하고 들어갔다. 목공예 체험을 하기에는 너무 작다 싶은 사무실에 어른 세명과 아이 다섯 명이 비집고 들어갔다. 수업을 해 주시는 직원분은 신난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애들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보다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 듯했다. 목공용 본드가 아닌 풀이 있다는 걸 몰랐는데, 하나 사서 애들 노는데 쓰리라 마음먹는다. 

 

저녁이 되어 드디어 고기굽먹에 돌입. 자연휴양림에서 바비큐 원래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치악산자연휴양림에서는 확실히 할 수 있다. 바베큐를 할 수 있는 자갈밭이 숙소 옆에 붙어 있고 그릴 지지대와 집게도 있다. 15천원 내면 숯, 번개탄, 철망 등도 매점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캠프 파이어 할 수 있는 나무 장작은 팔지 않는다고 한다. 내는 예전에 쿠팡에서 10천 원에 구매한 미니 그릴이 있어서 가져갔다. 성인 6명, 소아 4명이 고기를 구워 먹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참고로, 내가 숯에 불을 붙이는 방법. 번개탄 옆에 신문지나 택배박스 같은 종이를 구겨서 놓는다. 그게 없으면 불이 잘 붙을 것 같은 잔나무가지와 낙엽도 좋다. 번개탄이 아니라 신문지나 낙엽에 불을 붙인다. 번개탄이 종이에 붙은 불과 함께 적당히 타면 그 위로 숯을 6~8개 정도 쌓아 올린다. 5분 정도 지나서 숯에 불이 붙으면 번개탄 옆으로 내려놓고 남은 숯을 산처럼 전부 쌓아서 올린다(가지고 있는 숯은 전부 올린다). 미니 선풍기가 있으면 써도 좋고 아니면 적당히 부채질한다. 15분 정도 지나면 숯이 검은색이 대부분 사라지고 하얗게 변한다. 이때 숯을 평평하게 그릴 위로 펼친다. 이제 철망 올려놓고 고기 구우면 된다. 그을음이나 불꽃이 거의 없고 고기가 거의 타지 않는다. 포인트는 숯이 하얗게 타고나서 고기를 굽는다는 것이다. 숯은 중간에 추가하지 않고 처음에 전부 태운다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막걸리에 소고기를 숯불에 구워먹으니 개꿀맛. 배가 딴딴해지도록 처묵처묵 하고 술이 적당히 오를 때 파했다. 정말 잘 안 하는 설거지를 간만에 한번 해 주고 황토방 안에서 아이들 장기자랑 봤다. 술이 꽤 들어간 처형이 흥에 겨워 노래를 불러 깜놀. 동영상 촬영해서 증거를 남겨뒀다. 

아침에 각자 서울로 출발. 역시 휴양림이나 펜션에 놀러갈때는 서너 가족이 함께 가야 제맛이다. 와이프한테 다음에 또 처가 하고 여행하자고 말하려다 참았다. 다음에 와이프가 먼저 가자고 하면 못 이기는 척 가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