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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고 먹기/해외

괌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

와이프는 괌에서 가장 좋았던 곳 중에 하나가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이라고 한다. 내는 좋기도 했지만 아쉽기도 했다. 스노클링 기어를 깜박했기 때문이다. 스노클링 없이 슬슬 떠다니고 있는데 미국 젊은애들 셋이 와서 실컷 스노클링 하는 걸 보니 배도 아팠다. 

투몬 아웃리거를 출발해서 이곳저곳 어슬렁거리다 세시간 정도 지나서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에 도착했다. 구글 지도로 찍어보니 차로 45분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괌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 위치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 · 4, Inarajan, 괌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이나라잔 천연 수영장은 분위기 하나로 조진다.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얕은 웅덩이를 만들고 마침 바위가 바다와 산호가 바다와 웅덩이를 가르면서 묘한 분위기의 천연 수영장이 생긴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묘한 분위기와 광경에 감탄했다. 옷을 갈아입려고 보니 없다. 탈의실이 없다. 그래도 어딘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하고 봤더니 전혀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옷을 갈아입을까? 다들 자동차 안에서 꾸역꾸역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듯했다. 최대 단점이다. 등에 담 걸릴 뻔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 이나라잔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몇몇 곳은 수심이 2미터 넘어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수심이 50cm~80cm로 얕은 편이라 아이들도 큰 무리 없이 놀 수 있었다. 이나라잔 입구에서부터 바위와 산호로 3군데로 구분되어 있는데 입구 수영장은 얕은 편이고 두 번째 수영장은 가운데가 꽤 깊고 다시 얕은 산호를 넘어서 바다 바로 앞에 있는 곳이 수심이 얕았지만 파도치는 바다 앞이라 그런지 좀 무서웠다.

우리 가족은 주로 두번째 수영장에서 놀았다. 얕은 곳에서 애들이 놀고 내는 깊은 곳을 오가며 물장구를 치다가 나중에는 애들을 안고서 슬슬 걸어 다녔다. 오후 6시가 넘어서 슬슬 어두워지자 또 운치가 있었다. 노을이 살짝 지는 가운데 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물 위를 떠다니다 보면 인생 참 별거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등바등 아등바등. 덕분에 괌에 와서 비싼 리조트에서 놀고먹는 거지만 말이다. 

뜬금없지만, 이나라잔 천연수영장 물은 짜다. 분위기에 취해 물에 머리 박고 놀다가 짠물 한 모금 쭈욱 마셨다. 

 

수영이 끝나고 나서 다시 옷을 갈아입으려니 난감하다. 다시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서 수영복을 벗고 반바지를 입는데 등에 담이 온다. 재미있었다. 다음에 또 올만 하다. 갈아입을 옷을 잘 챙겨 와야겠다. 스노클링 기어도 꼭 챙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