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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익히고 즐기기

yeah right

카투사로 입대하고 미군들과 친해졌다. 내가 친해진 미군은 크게 두 부류였다. 5년 복무하면 받을수 있는 미육군 장학금 때문에 대학 재학 중 입대한 대학생 출신들(내하고 같이 사령부 본부 중대에 근무하는 미군 사병들)과 살던 곳이 싫어서 자원입대한 흙수저들(막사 barracks 친구들)이었다. 물론 내는 흙수저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편이었다. 이름을 까먹은 브룩클린 출신 이등병하고 한때 막역하게 지냈는데, 이 친구는 툭하면 배를 까서 칼질 당한 곳을 보여줬다. "별 이유도 없이 골목에서 누가 배를 쑤셨다. 정말 동네에 진절머리가 나서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딱 봐도 내처럼 빵셔틀이나 하게 생겨서 그냥 맹장수술 받은거를 쎈척하려고 헛소리 하는 것 같았다. 

치악산자연휴양림 목공수업

내는 영어회화를 잘하지 못해서 주로 듣는 편이었다. 길고 긴 브룩쿨린 뒷골목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느라 yes, yep, right, for real? get lost! 등을 씨부리고 있는데  브룩클린 흑수저가 갑자기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yeah right 기분 나쁘다고. 내는 그냥 알겠다고 말한건데 오해라고 하니 흑수저가 왠일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u say "yeah right" u don't wanna listen or u don't believe what i am saying.

상대방 말이 듣기 싫거나 구라치치 말라는 심정으로 yeah right 하는 거구나. 내는 제대로 yeah right 한 것 같은데 다행히 브룩클린 흑수저는 잘못 알아 들었네. 

군대 제대한 이후로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이날 들은 yeah right는 오래 간다. 지금도 지루한 영어를 오래 들을때면  yeah~ right~ yeah~상대방이 한번 쳐다본다. '이 새끼 알고 말하는 건가.' 순진한 눈으로 보면 설마하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제발 끝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