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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놀고 먹기/국내

일산 철판스테이크 식당 두목

 

마눌님께서 뭔가 새로운 것 먹고 싶다고 한다. 칼국수나 돈가스 같은 거 싫고 한식도 질린다고 한다. 피자와 치킨은 안중에도 없다. 어찌어찌하다가 새로운 거를 시도하자 해서 찾아간 일산 철판스테이크 식당 두목.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맛집이 아니거나 잘 모르겠지만 리뷰가 거의 없는 듯했다. 

◇ 총평 :

◇ 비용 : 성인2인 미취학아동 2인 총 4만원 . 500g 등심 33천원 + 햇반 2개 2천원 + 쇠고기라면 5천원. 

철판스테이크 두목 위치 

 

두목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산로212번길 8-2 1층 (대화동 2119)

place.map.kakao.com

일단 겉으로 보면 상당히 실망스럽다. 떡볶이집인지 철물점인지 다소 헷갈리는 간판이다. 맛있고 싸다고 스스로 장담을 하니 들어가기는 하는데 의심스럽다. 

내부도 만만치 않다. 실내는 8인용 좌석 1, 4인용 좌석 3개 해서 20명 좌석이 붙어 있다. 서빙을 하시는 분은 마흔에서 쉰 사이에 남성 1명이다. 주방장 겸 서빙 겸 회계 겸 총무 겸 홍보 겸 사장이신 듯한 느낌적인 느낌. 

메뉴를 보니 다시 한번 알 수 없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근자감인지 확인해 봐야겠지. 손님들의 대부분은 미국산 숙성등심 500g 33천원을 시킬 것 같다. 100g에 6.6천원. 상당한 자신감이다. 사장님이 뭐 하시는 분인지 정말 궁금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묻지 않는다. 정말 어지간해서는 나는 식당에서는 손님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친해져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곤하다. 서로 간에 사회적인 합의, 즉 손님과 음식점의 역할에 충실하자. 

 

당연히 미국산 등심을 시켰다. 500g 33천원. 아이들 먹이려고 즉석밥 2개를 2천원에 시켰다. 햇반이었다. 정말 정직한 메뉴판이다. 믿음이 간다. 

미국산숙성등심 등판. 사장님이 오시더니 직접 불판을 세팅하신다. 버너를 켜고 지방을 넣고서 철판에 기름을 칠한다. 5분 정도 지나서 열이 올라오니 스테이크 500g을 한 번에 올린다. 혼자서 서빙하고 계산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스테이크는 사장님이 직접 굽는다. 우리가 집게를 잡았을 때 눈으로 '내가 구을 테니 꺼져'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결국 사장님이 전부 구웠다. 와이프가 애들 먹어야 되니 바싹 굽겠다고 하니 나지막한 소리로 한마디 한다. 

"많이 구으면 질겨집니다"

핏물과 함께 내 입으로 들어가는 철판 스테이크 소고기. 

비릿하고도 고소한 육즙이 입안으로 들어온다. 숙성한 소고기라서 그런지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500g 33천원. 100g 6.6천원. 나쁘지 않다. 배도 고프고 해서 10분 정도 급하게 먹었다. 가성비 상급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적당한 돈값에 적당한 품질이라고 판단한다. 일단 우리 집 애들이 잘 먹어서 다음에 또 올 생각이다. 

성인 2명과 미취학 아동 2명이서 500g에 햇반 2개는 좀 모자란다. 고기 1인분 더 시키려다가 철판스테이크 집의 쇠고기라면이 너무 궁금해서 시켰다. 5천원. 이거는 좀 가성비가 안 맞는 느낌이다. 그냥 라면이다. 국물 맛도 쇠고기라면이라고 하기엔 별거 없고 맵기만 하다. 13천원 내고 등심이나 1인분 더 시켜서 마지막 아쉬운 양을 달랠걸 괜히 5천원 라면 시켜서 다들 눈으로 나를 원망한다. 5천원 짜리 메뉴 한번 실패할 때도 있는 거지!